#위키드
“어떻게 안 쓰겠어. 안 쓰는 척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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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위키드 파트1, 2024
IMDb: 8.2/10
yuntomato: 10/10
쿠키 영상: X
보러 가기: 영화관
같이 보면 좋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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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보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 고마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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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전혀 다른 ‘엘파바'와 ‘글린다'가 만나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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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가장 큰 장점은 뮤지컬을 눈 앞에서 보는 느낌이라 몰입이 더 잘됐습니다. 뮤지컬은 좌석과 연기가 펼쳐지는 장소가 거리가 있다 보니 배우들의 표정 등의 디테일을 잘 못 느꼈습니다. 그에 비해 영화는 특정 장면들에 집중하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죠.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들에게 더 공감하고, 배우들의 연기에 마음이 더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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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분들이 중간에 ‘Dancing Through Life’에서 많이 감동하고 눈물을 흘렸을거라 생각합니다. 뮤지컬에서는 그렇게 까지 당혹감을 느끼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엘파바인지 몰랐지만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점이 <위키드> 영화가 뮤지컬보다 더 재밌었다 말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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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았던 점을 설명했다면 이제는 노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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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분들이 ‘Defying Gravity’를 기대하고 갔지만 ‘Dancing Through Life’의 파티 장면이 많이 감동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린다의 의도치않은 선행이 엘파바가 선행을 베풀고, 그에 대해서 글린다도 다시금 진심으로 선행을 베풀면서 둘은 베프가 되죠. 뮤지컬에서는 엘파바가 당당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느낌이었다면 영화 속에서는 정말 툭 치면 눈물 흘릴 거 같은 당혹스러움을 보여줬습니다. 어릴 때부터 받아온 무시와 외로움에 사로잡혔지만 굳세게 버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글린다를 연기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눈빛 연기도 너무 일품이기에 그 장면은 가장 멋진 장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엘파바에게 손을 내밀죠. 엘파바는 그때 글린다와 춤을 추면서 사람들 무리에 녹아들 수 있게 됩니다. 항상 외로웠던 그녀가 글린다 덕분에 녹아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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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빛났던 노래는 첫 노래인 ‘No One Mourns the Wicked’입니다. 사람들이 서쪽 마녀가 죽었다며 환호하고, 신나있을 때 실체를 알고 있는 글린다의 표정이 너무 슬펐습니다. 공개적으로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입장이라 밝아 보이지만 사람들이 엘파바의 죽음에 기뻐하는 모습에 묘한 불편함과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이때부터 아리아라 그란데의 연기가 오..? 생각보다 좋은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글린다라는 캐릭터에 찰떡인 배우를 캐스팅했구나를 느꼈습니다. 너무 공주 같고, 사랑스러운 존재 그 자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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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zard And I’라는 노래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엘파바의 독백입니다. 여기서 영화에서 가장 멋졌던 연출이 나옵니다. 가사 중에 “If I de-greenify you?”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햇빛이 녹색 유리(?)를 비추면서 엘파바의 피부색이 녹색이 아닌 배우 신시아의 원래 피부색을 보여줍니다.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습니다. 엘파바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신시아라는 배우를 주목할 수 있게 해준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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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 ‘Defying Gravity’에서도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합니다. 서로 뜻이 다른 친구가 서로를 설득하려하다가 각자의 길을 응원해 줍니다. 엘파바가 자유롭게 떠나서 뜻을 펼치는 게 결국 더 옳은 길이고, 그녀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걸 글린다는 알게 되죠. 엘파바는 마법의 힘으로 날게 되고 에메랄드 시티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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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를 관통하는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노래가 아닌 가 싶습니다. 중력을 거스른다...는 사실 불가능하죠. 하지만 그 불가능할 걸 해내는 모습을 통해 Unlimited 한 그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들과 처음 만나면 자신이 왜 녹색인지 해명하느라 바빴던 그녀가 자유롭게 중력을 벗어나 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엘파바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비행하는 엘파바한테서 과연 ‘녹색' 피부라는 게 중요할까요? 아니죠. 오히려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녹색 괴물'에서 ‘마법사'로 바꾸는 아주 중요한 순간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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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
2시간 40분이 너무 길었습니다. 1,2부가 3시간 뮤지컬인데 1부를 2시간 40분으로 늘리다 보니 ‘Dancing Through Life’ 이후에 약간의 지루함이 어쩔 수 없이 찾아옵니다. 조금만 줄여서 2시간 20분 정도로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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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거리]
저는 <위키드> 뮤지컬을 런던에서 2번, 뉴욕에서 1번씩 보고, 한국에서 2번 감상했습니다. 정말 미친듯이 봤죠. 근데 사실 <위키드>의 디테일한 내용은 이해 못 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영어로 볼 때는 다 해석을 못했고, 한국어로 볼 때는 노래로 대사를 전달하다 보니 80% 정도만 들리는 대로 들었습니다. 근데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내용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그리고 <위키드>가 왜 글로벌하게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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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인종, 성별, 나이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은 외로움입니다. 근데 그 외로움을 주인공인 엘파바가 자아를 찾으면서 이겨내죠. 우리는 성장을 하면서 외로움이라는 걸 무조건 경험하게됩니다. 이 외로움이 연인으로의 외로움보다 친구들, 부모/자식 간, 사회로부터 받는 외로움을 이야기합니다. 저도 친구들과 잘 맞다가도 안 맞을 때 외로움을 느끼고, 나를 다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던 부모님과 생각이 달라지면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사회로부터는 제가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외로움을 느끼죠. 과연 저만 그럴까요? 아마 여러분들도 ‘외로움’은 다 느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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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요즘 세상에서 외로움을 이겨내는 힘이 약해지는 거 같습니다. 엘파바처럼 마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외로움에 잠식되거나, 외로움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해결하려고하죠. 하지만 결국 외로움은 내가 이겨내야 하는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엘파바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글린다의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 엘파바도 글린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면서 그 도움을 잡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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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우리의 ‘녹색 피부’가 아닌 ‘마법 능력'을 찾아야합니다. 녹색 피부는 남들이 정한 기준이고, 마법 능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능력입니다. ‘나는 아무런 장점이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저는 모든 사람이 한 가지의 마법 능력은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습니다. 엄청 대단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그 한 가지를 나의 가장 매력 포인트로 잡는 다면 우리는 그 포인트에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신경을 안 쓰게 되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자신이 가진 마법 능력을 알아보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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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영화 초반의 튤립은 모두 직접 심었다고합니다. 총 900만 송이를 심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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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영화는 파트 1,2로 나뉘어져서 이번에 개봉한 건 파트 1이고 파트 2 개봉일은 2025년 11월 21일입니다. ㅜㅜ 인터미션이 1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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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hort Day’에서는 깨알로 원조 <위키드>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다가 이디나 멘젤이 ‘아아아~’하는 걸 보고 ‘와 미쳤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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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제가 2019년 이 뮤지컬을 처음 보고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영화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벤져스>보다 더 기대했던 영화이고, 더 만족스러운 영화입니다. 정말 위키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봐야하고,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후회보다는 만족을 경험하실 수 있는 영화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서 감상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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