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길의 아폴론>: 하나에 집중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언덕길의아폴론
“역시 너랑 연주할 때가 제일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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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언덕길의 아폴론, 2018
IMDb: 8.2/10
yuntomato: 1/10
쿠키 영상: 0개
보러 가기: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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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실패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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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전학생 ‘카오루’가 불량아 ‘센타로’와 그의 친구 ‘리츠코’를 만나게 된다. 리츠코네 레코드 가게 지하에서 그들은 재주 음악을 공유하며 우정을 키워간다. 그러다 카오루-센타로-리츠코, 그리고 쥰이치-유리카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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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건 센타로의 캐릭터가 재즈와 너무 잘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센타로는 부모에게 버려져 교회에서 발견되고, 새로운 가정에서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또 이국적인 외모로 일본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는 비운의 등장인물입니다. 어딘가 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즈’라는 모든 게 융화되고 조화롭게 섞일 수 있는 음악을 만나면서 그는 재즈를 통해서 현실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원작을 통해서 더 깊은 히스토리를 안다면 더 감명 깊게 봤을 거라 생각이 들 정도로 센타로 캐릭터와 영화를 관통하는 재즈는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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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츠 나나. 그녀 때문에 이 영화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그녀의 대표작으로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있습니다. 일본 영화,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필수적으로 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들 눈물을 뚝뚝… 흘렸겠죠. 저도 저 영화를 보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솔직히 안 울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그래서 한국에서도 개봉 당시 원작의 인기도 있지만 ‘고마츠 나나’의 인기로 많이 주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비주얼은 아주 좋았습니다. 예쁜 등장인물로 딱이었죠. 하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아쉬운 건 뒤에서 더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할 얘기가 많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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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나오지만 그래도 동양에서 이런 재즈 장르가 다뤄지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재즈를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에서 나온 재즈를 들으면서 매력적인 장르라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도 다뤄지는 걸 보고 흥미로웠고,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도 그런 장면들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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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
본격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보면 배우, 캐릭터, 음악은 나쁘지 않습니다. 근데 이걸 한 번에 다 같이 담아내는 영화를 만들고 보니 신선한 샐러드가 된 게 아니라 숨 죽고, 맛없는 샐러드가 된 거 같습니다. 하나씩 얘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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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마츠 나나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배우입니다. 근데 이 영화에서 얼굴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저는 다시 영화를 빠르게 넘겨보면서 마지막에 ‘하!’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이 영화에서 그녀의 얼굴이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에서는 남주를 사랑하지만 헤어질걸 아는 아련한 여주의 이미지에 너무 적합했으나 이번 영화에서 약간 러브라인이 꼬이는 여학생 연기에서는 어색한 옷을 입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다른 배우들은 크게 어색한 건 없었습니다. 그저 일본식의 연기여서 약간 오그라들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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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재즈 좋습니다. 근데 뭔가 <라라랜드>에서 정말 힙하고 즉흥적으로 맞춰가는 느낌의 재즈보다는 어딘가 어색하고 오그라드는 느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연기의 한계라 생각합니다. 정말 연주에 몰입하여 서로 합을 맞추는 느낌보다는 일본 특유의 중2병스러운 표정 연기에 보면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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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인- 왜 이렇게 복잡한다가요. 거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5명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거는 원작이 있던 영화라서 따로 크게 나쁘다 생각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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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영화에서 로맨스와 음악을 둘 다 잡으려다 둘다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듭니다. 영화 포스터를 보고 저는 음악이 기본이고 로맨스가 가미된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마치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이요. 근데 영화를 보다 보니 음악 재즈는 애매하게 나오다 말다 하고 로맨스가 주가 됐습니다. 근데 로맨스도 깔끔한 느낌이 아닙니다. 깔끔하지 않다는 건 로맨스가 한 명한테 집중해서 그 감정선을 그리는 게 아니라 ‘카오루->리츠코’, ‘리츠코->센타로’, ‘센타로->유리카’ 이렇게 복잡한 감정선을 그리다 보니 너무 흐지부지됩니다. 차라리 영화가 확실한 색을 가지고 좋던지 안 좋던지가 확실하면 차라리 보는 입장에서 더 편하게 관람이 됩니다. 안 좋은 영화라면 ‘그래 네가 어디까지 막하나 보자’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진짜 보면서 한숨만 나오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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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원작을 알고 보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고마츠 나나때문에 본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시사회로 봤는데 친구랑 둘다 ‘뭐 이딴 영화가 있어’라면서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엔딩 장면은 더더욱 어이없어서 굳이 아까운 2시간을 낭비 안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후기를 작성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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