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넷플릭스의 제작 능력을 입증한 영화
"삶이 귀하고 의미 있는 건 그 삶이 짧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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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2022
IMDb: 7.8/10
yuntomato: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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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 가기: 넷플릭스
*약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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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제작 능력을 입증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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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자식 카를로를 잃은 제페토한테 나타난 피노키오의 모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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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넷플릭스 주식을 사야 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콘텐츠에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있는데 영화 제작 역량을 따져보면 이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더 압도적인 거 같습니다. 디즈니는 다양성을 추구해서 PC주의를 택했지만 오히려 주제의 다양성이 줄어들었고, 넷플릭스는 정말 다양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더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정말 매운맛의 콘텐츠들은 모두 넷플릭스고 넷플릭스의 <블록버스터>라는 드라마는 넷플릭스로 망가진 DVD 렌털 시장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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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양성을 포용하는 곳에서 '기예르모 델토로'가 콜라보를 한다면 어떨까요. 그 결과물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추가된 디테일들이 좋았습니다.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축약이 아니라 길게 늘이면서 자식 '카를로'를 잊지 못하는 제페토 캐릭터를 잘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처음에는 온전히 포용 못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정말 사랑하는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변화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유니크한 세계관! 여기서도 어김없이 발휘됩니다. 독특한 크리처와 함께, 죽음의 세계를 또 보여주는 상상력까지 진짜 덕업일치한 감독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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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흥미롭게 느낀 건 피노키오의 불사를 보고 캐릭터들이 보인 반응입니다. 종교의 목사, 정치의 군인, 시장의 카니발 볼페 백작, 그리고 가족의 제페토. 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영역에서 서로 원하는 대로 데려가려는 장면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종교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서 큰 기억은 없지만 군인으로 데려가서 전투 병기로 만들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알고 있던 피노키오와 설정이 달라서 참신했습니다. 단순히 '전쟁은 나빠!'를 외치지 않습니다. 승자/패자만 있는 게 아니다. 모두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승자/패자를 나누는 군인은 폭격에 죽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미 영화를 보기 전에도 우리는 전쟁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영화에선 전쟁 폭격 때문에 카를로가 죽음으로써 '전쟁=죽음'이라는 설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시장의 카니발 볼페 백작과 원숭이는 원작과 또 달랐습니다. 원숭이가 잘나가는 피노키오를 질투하는데 이게 자신이 더 사랑받고 싶어 해서 질투합니다. 원래 같으면 텃세로 질투를 할 텐데 진짜 입지가 밀리면서 질투하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원숭이도 오버하지 않고, 볼페 백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면 바로 피노키오와 손을 잡고(?)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습니다. 결국에는 원숭이에게 진실을 알려준 피노키오가 위험에 쳐했을 때 원숭이가 도와주면서 새로운 가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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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중에 "삶이 귀하고 의미 있는 건 그 삶이 짧기 때문이야"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맞는 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무한하다면... 우리의 삶이 의미가 있을까요? 먹고 싶은 걸 항상 먹을 수 있고, 돈도 무한이고, 시간도 무한이라면 삶은 그렇게 소중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나중에 할 수 있고 그걸 했을 때의 행복이 거의 0에 수렴할 것입니다. 제 신념이기도 한데 "항상 2%씩 아쉽게 즐기자"입니다. 유한한 자원 속에서 온전히 즐기려면 100%를 다 누리려고 하면 저는 그 즐거움을 못 즐긴다 생각합니다. 전 주로 먹을 때 저걸 적용해서 맛있는 음식을 조금 더 먹고 싶을때 저걸 생각하면 아쉬운 맛을 즐기게 됩니다. 재밌는 건... 주식도 그렇더라고요 ㅎㅎ 28% 수익이라서 30% 찍고 빼야지 하면 거짓말처럼 28%에서 하락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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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을때 아쉬운 점은 이게 넷플릭스에만 있어서 다른 곳에서는 못 본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다른 곳에서 못 본다는 건 다른 OTT 구독자들에게 죄송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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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영화를 보면서 마블과 애니메이션 실사화 재탕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디즈니보다 그냥 알아서 날뛰세요 하는 넷플릭스 기업에 더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좋은 감독과 좋은 제작사의 시너지가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를 경험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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