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천재의 조건이란
#엔니오더마에스트로
“빠라바라밤~~ 빠바밤~~와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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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IMDb: 8.3/10
yuntomato: 8/10
쿠키 영상: X
보러 가기: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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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안 봤더라도 누구든 한번쯤은 들어본 사운드 트랙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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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영화 음악 감독인 엔니오 모리꼬네의 일대기. 그리고 그가 제작한 사운드트랙의 제작 과정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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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엔니오의 인생 타임라인대로 다큐멘터리가 진행되는 게 좋았습니다. 가끔 다큐멘터리에서 시계열이 아닌 사건별로 시간대가 이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고맙게도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쭉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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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음악 학교에서부터 영화 음악으로 넘어오면서 작품을 하나씩 설명합니다.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으로 관객들을 흥분시키고 <헤이트폴8>까지 이 영화들을 본 적이 없더라도 ‘어? 이 노래는?’ 생각을 드는 사운드트랙이 흘러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서부극의 사운드트랙이 좋았습니다. 다른 영화 음악은 오케스트라를 활용해서 제가 알던 영화 음악의 느낌이었다면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은 날 것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고, 여러 조합을 통해 도전? 하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물론 음악 자체도 너무 좋았죠. 휘파람을 활용하고, 일반 악기에서는 못 들을 법한 소리들이 조화롭게 녹아들면서 서부시대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너무 잘 표현합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사운드트랙을 듣고 있는데 언제든지 총이 튀어 날 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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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영화 자체의 요소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사람인 엔니오가 순애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예전에 <파바로티> 다큐멘터리를 볼 때는 바람을 엄청 피우던 파바로티와는 대조되더라고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혼하고 애도 키우는 상황에서 다른 여자랑 바람나는 거 보단 ㅎㅎ 한 여자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게 저는 더 로맨틱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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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
상영시간이 너무 깁니다. 156분... 2시간 36분이라는 장대한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면서 살짝 지루한 감도 있었습니다. 약간 루즈해지면...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면서 집중시키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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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거리]
안 좋은 편견이지만 우리는 대중가요를 듣는 사람들보단 클래식을 즐겨 듣는 사람들이 조금 더 교양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생각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대중가요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상황과 감정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클래식은 오로지 음으로만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죠. 클래식 노래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음악을 듣고 작곡가가 펼치고 싶어 하는 그림을 같이 상상할 수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듣고 그림으로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은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반면,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저 졸린 음악일 뿐이죠. 저도 듣다 보면 기승전결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가끔 듣는 편입니다. 단순히 클래식이 더 위대하다! 가 아니라 이런 음악도 들으면서 음악적 상상력도 키워보는 건 좋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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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조건을 볼 수 있던 영화입니다. 엔니오가 새로운 음악, 악기 그리고 과거의 전통적인 음악을 합치면서 혁신적인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합치는 것이 천재가 할 수 있는 역량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생 시절 한 교수님이 천재는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화+인터넷으로 만드는 사람보단 통화+인터넷을 합쳐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게 천재라는 것이죠. 저도 살다 보니 그 의견이 맞는 거 같습니다. 주식을 공부하면서 하나하나는 공부하기 좋지만 그 정보들을 합쳐서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고 대체되고 있습니다. 로봇, AI가 할 수 있는 건 빠른 계산과 데이터 추합의 영역이라면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사고’의 영역으로 로봇이 낼 수 없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앞으로 급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엔니오처럼 새롭게 융합하는 역량을 키워야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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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렇게 영화 음악 감독의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사를 간접적으로나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비록 작은 상영관에서밖에 못보지만 이런 영화야 말로 OTT가 아닌 영화관에서 봐야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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